기업들이 자신들의 철학과 비전에 맞는 인재를 찾기 위해 인·적성검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사진은 취업박람회에서 상담을 받는 취업준비생들의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
인·적성검사 유형과 전략
공간지각·상황판단력 등 평가
일관된 답변 위해 ‘찍기’ 금물
‘OMR에 답 표기’ 연습 반복을
삼성, 대인관계 등 종합 평가 CJ, 창의·정직·팀워크 등 중요시
LG는 승부근성 등 자질 따져
인·적성 검사는 취업 희망자가 넘어야 할 첫 관문이다. 주요 기업들은 자신들이 추구하는 철학과 비전에 맞는 인재를 찾기 위해 인·적성 검사 활용도를 높여가고 있다. 지난해 취업포털 <잡코리아>에 채용 공고를 낸 기업 중 82%가 인·적성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인·적성 검사는 회사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크게 인성평가와 언어평가, 수리평가, 공간지각력 평가, 상황판단력 평가, 창의력 평가 등으로 구분된다. 인성검사는 짧은 시간에 많은 문항이 주어진다는 특징이 있고, 언어평가는 독해능력과 어휘능력을 중점적으로 점검한다. 가령 지문을 주고 주어진 문장의 참과 거짓을 택하는 형태의 문제들이다. 수리평가는 중고등학교 수준의 수학 문제가 주류를 이룬다. 공간지각력 평가는 특정 모양의 도형을 주고 회전 각도에 따라 같은 도형을 찾는 문제나 알파벳을 나열한 뒤 다음에 올 단어를 찾도록 하는 문제가 나온다.
상황판단력 평가는 회사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제시한 뒤, 그 상황에서 본인의 답변을 선택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짧은 시간에 많은 문제를 주어 여러 번 고민해서 답변할 수 있는 시간을 주지 않는 특징이 있다. 창의력 평가는 객관식보다 주관식 문항이 늘어나는 추세다.
인·적성 검사에서 유의할 점은 일관성 있는 답변이다. 특히 인성평가와 상황판단력 평가에선 일관성 있는 답변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적은 시간에 많은 문제를 배치한 것도 바로 일관성 여부를 평가하겠다는 의도다. 회사가 원할 것 같은 특정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려놓고 답을 끼워맞추는 형태로 답변을 할 경우엔 일관성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최대한 솔직해야 한다는 의미다.
기술적인 연습도 필요하다. 일단 답안지인 오엠아르(OMR)에 바로 답을 표기하면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짧은 시간에 많은 문제가 주어지는 만큼 문제를 다 푼 뒤 오엠아르 카드에 답을 적다가는 낭패를 겪을 수 있다. 수리 문제를 풀 때도 오엠아르 표기용 펜을 사용하는 게 좋다. 연필이나 볼펜으로 문제를 풀다가 필기구를 바꿔 오엠아르 카드에 답을 기입하는 것보다 훨씬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또 풀리지 않는 문제, 즉 막히는 문제가 있더라도 찍지 말아야 한다. 아무거나 찍는 것은 포기하는 것과 같다. 특히 인성검사의 경우, 시간이 부족하다고 찍어 내려가다 보면 일관성이 부족한 것으로 채점자들이 평가할 수 있다. 모르는 문제는 그냥 넘어가는 게 차라리 더 낫다.
주요 기업별 인·적성 검사의 특징을 살펴봤다. 삼성그룹은 에스에스에이티(SSAT)라는 삼성직무적성검사를 시행한다. 이 시험은 언어, 수리 등의 기초 지적 능력과 대인관계 등의 직무 능력 및 사회생활에 관련된 자질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300문항에 검사 시간은 3시간30분이다. 삼성 채용누리집에서 예시 문제를 볼 수 있다. 씨제이(CJ)그룹은 인지능력평가와 비제이아이(BJI)테스트를 병행하고 있다. 인지능력평가는 언어능력과 수리력을, 비제이아이테스트는 다양한 업무상황을 제시하고 지원자의 판단을 통해 기업과의 적합성을 평가한다. 이 회사는 창의, 도전, 고객, 팀워크, 정직, 존중 등 6가지 가치를 취업자에게 요구하고 있다.
엘지(LG)전자는 아르피에스티(RPST)라는 적성검사를 운영중이다. 직무적성과 관련된 항목으로 구성돼 있는데, 소프트웨어 직무 채용 때는 적성에, 그외 분야에서는 직무관련 항목에 높은 가중치를 준다. 적성검사는 언어, 수리, 도형·추론 영역으로 이뤄져 있다. 검사를 통해 지원자들의 승부근성, 실행력, 전문역량, 대인관계 등 4개 영역, 14개 세부역량에 대한 지원자의 자질을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스케이(SK)그룹도 자체 개발한 인·적성검사 시스템을 시행하고 있다. 인간 위주의 경영원칙과 패기, 경영지식, 사교자세, 가정관리 및 건강관리 등의 실무능력을 평가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지원동기에 ‘동반성장’ 의지 담아라
[눈에 띄는 자기소개서 작성법]
공채 시즌이 돌아왔다. 한층 치열해진 경쟁을 뚫고 들어가야 할 첫 관문은 서류전형. 벌써부터 온라인 취업 카페 등에선 자기소개서를 쓰는 구직자들의 한숨이 쏟아지고 있다. “첫 문장부터 막혀요.” “공부하느라 도서관만 왔다 갔다 했는데 도대체 뭘 써야 하죠.”
자기소개서를 쓰는 건 막상 해보면 쉽지 않은 일이다. 돌이켜볼 여유나 이유 없이 살다가 갑자기 자신의 삶을 1000자 이내로 정리하기란 어렵다. 또 인사담당자가 지원자 한 명의 입사지원서를 검토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10초. 이 10초 안에 자신의 미래가 결정된다고 생각하면 키보드 위의 손가락은 ‘얼음’이 될 수밖에 없다.
어렵다면 우선 지원 동기와 입사 뒤 포부 항목에 집중해서 하나씩 써보자. 오랜 기간 인사 업무를 담당해온 현필호 커리어케어 수석 컨설턴트는 “채용과정에서 가장 관심을 갖고 보는 부분은 지원 동기 등 (지원자가) 회사와 함께 성장하고자 하는 의지”라고 말한다. 이런 ‘동반성장’ 의지를 보여주고 싶다면 “기업의 경영이념, 창업정신과 연결시켜 작성하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자신의 경험을 묶어 풀어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여러 경험을 나열하는 것은 좋지 않다. 취업포털 잡코리아는 자신을 보여줄 ‘대표 경력’을 뽑으라고 조언한다. 요즘 대학생들은 아르바이트, 봉사활동 등 다양한 경험을 쌓고 지원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무분별하게 나열할 경우 돋보일 수가 없다. 아깝다고 다 쓰지 말고, 지원 기업의 직무관련성 위주로 정리하면 ‘주관이 있는’ 지원자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 경력직의 경우엔 재직 기간이 6개월이 안 되는 짧은 경력은 쓰지 않는 게 좋다.
솔직하게 쓰는 것도 중요하다. 잡코리아는 “면접에서 거짓이 밝혀지지 않을 것이란 상상은 금물”이라며 “기업은 전형을 통해 가장 적합한 사람을 선발하는 것은 물론, 특정 유형으로 분류된 지원자를 배제해 나가기도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진정성을 담은 내용이 구상됐다면, 마무리 포장도 잘 해야 한다. 잡코리아가 지난해 인사담당자 12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가장 선호하는 소개서 양식으로 ‘소제목으로 내용을 정리한 형태’(38.9%)를 꼽았다. 다음으론 ‘개성있는 문체로 작성된 형태’(27%)였다. 최악의 유형은 ‘너무나도 비슷하고 뻔한 내용’(24.6%), ‘맞춤법 띄어쓰기가 엉망인 성의없는 소개서’(21.8%)였다. 현영은 잡코리아 과장은 “소제목을 넣어 하나의 문장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도 똑같은 자기소개서를 보느라 지친 인사담당자의 눈길을 끌 수 있는 방법”이라고 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면접관 질문 의도 등 파악 답변을
[면접 공략법]
가령 ‘런던올림픽에서 한일전 축구경기가 끝난 후 박종우 선수가 관중이 전해준 피켓을 들고 독도 세리머니를 했는데 이를 정치적 행위로 간주해서 메달을 박탈하겠다고 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결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어떻게 답변해야 할까?
‘박종우 선수가 좀더 신중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라거나 ‘피켓을 건네준 관중이 사려 깊지 못했다’고 그를 탓하거나 ‘올림픽 정신과 스포츠맨십을 지키지 못했다’고 지적하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그렇게 흥분되고 감격에 겨운 상황에서 냉정하고 신중한 판단을 할 수도 없었을 것이며 용감한 행동을 보여준 박 선수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답변을 하는 것이 좋을까?
이런 종류의 가치관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한 가지 유형의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다. 지원하는 직무분야와 질문의 어감, 면접관의 질문의도 등에 따라 답변이 달라야 한다. 즉, 답변할 때 직무분야의 특성을 반영하는 것이다.
만약 회계분야 지원자라면 위의 답변으로 ‘마음은 아프지만 아이오시 결정은 적정하고 메달 박탈은 적절하다’고 답변을 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기준과 원칙을 토대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다. 영업 분야 지원자라면 ‘박종우 선수의 독도 세리머니를 보면서 눈물이 나려고 했습니다. 너무 멋있었고요. 만일 그게 문제라면 욱일승천기에 대해서도 제재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라는 등 인간미를 강조하는 것이 적당할 듯싶다.
기획·마케팅·홍보 등 창의성과 순발력을 보여야 하는 지원자라면 ‘피켓에 엄마 장가보내주세요, 이런 짝을 찾습니다, 사랑해요 미찌꼬상 등 재미있는 문구를 일본말로 적어서 박 선수가 들고 뛰는 동영상을 제작해서 유튜브를 통해 전달하겠습니다. 이는 독도 세리머니가 정치적 의도가 아니라 흥분된 상황에서 촉발된 단순한 해프닝이었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일본을 자극할 의도가 아니었음을 우회적으로 알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라는 답변이 적절하다. 황선길
잡코리아 컨설팅사업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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