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아일랜드의 교육 - 1년쯤 놀아도 괜찮아.
얼마전에 내가 아일랜드에 산다는 생정을 올렸더니
몇몇 언니들은 티비에 나온 아일랜드교육다큐를 봤다며 나한테 영상도 보내주고 직접 캡쳐한 사진과
글까지도 보내줬어
이건 MBC 신년특별기획 교육 3부작에서 1부였던 아일랜드 - 1년쯤은 놀아도 괜찮아야
여기 글은 영상에서 나온것을 옮긴것이고 편하게 반말로 바꿨어. ㅎㅎ
20여년 전만 해도 유럽의 변방이라 불렸던 아일랜드는
2003년 과거 자신들을 800년이나 지배했던 영국의 국민소득을 따라잡았고
2005년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에 의해 세상에서 가장 살기좋은 나라 1위로 선정되었어
불과 20년만에 유럽에서도 앞서가는 선진국이 된 아일랜드
그 기적의 바탕에는 교육의 힘이 있었지
세계는 90년대 부터 시작된 아일랜드의 획기적인 교육 개혁의 결과에 주목하기 시작했어
하지만 그 개혁의 핵심이 특별학년이라는 제도라는것은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아일랜드의 비밀 중 하나야
15살. 즉 고등학교 1학년이 된 아일랜드 아이들은
1년동안 공부도 시험도 없이
자기가 하고싶은 것을 하는 특별한 한 해를 선물 받게 되.
이것을 바로 특별학년이라고 해
하지만 교육열이 높은 아일랜드에서
이 중요한 시기에 1년동안 놀아도 괜찮은걸까?
특별학년이라고 해서 집에만 있는것은 아니야
학교에 오고 수업을 듣지만 그 수업을 채우는건
딱딱한 공부가 아닌 오로지 자신의 관심과 흥미인거지
아일랜드의 모든학교에는 그 학교만의 독자적인
특별학년 수업이 있어.
그 과목들이 많게는 50가지도 넘어가곤해.
" 자신에 대해 배울 기회를 주는겁니다
큰 시험앞에서 시간을 갖고 자신이 지금 어디를 향해서 가고 있는지
돌아보고 또 혹시 과거에 저질렀을지도 모르는 실수를 찾아내
바로 잡을수 있게 하는 거지요
특별학년을 제대로 이용한 학생들은
이때가 일생 중 가장 바쁜 한해 였다고 말합니다
물론 그것들이 모두 학구적인 일을 아니에요
그래서 바깥에서 어른들이 볼때는 학생들이 놀고있는것 처럼 보일수도 있죠
사실은 그게 아닌데도 말이죠 "
처음 봤을땐 한국의 가사수업같지만
사실 이 수업은 이름도 생소한 미니컴퍼니라는 수업이야
말 그대로 아이들이 이곳에 작은 회사를 차리는 것인데
재단에서 최종 완성품까지 공정은 분업화 되어 있어
이 업체는 요즘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티셔츠를
해외에서 직수입해서 판매 중이야
수입과정에서 진짜 관세까지 물었대
" 처음엔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어요
전 판매나 마케팅에 대해 배웠지만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거든요
이 수업을 통해 자세히 알게 된거같아요
굉장히 현실적이거든요. 우리는 세금을 내야하고 임대료도 내야하고
모든걸 똑같이 해요. 실제상황 처럼요. 그래서 좋아요 "
비록 학교 울타리 안의 작은 회사지만
실전을 통해 원리를 깨우쳐 가고있어.
시험은 없어도 아이들은 여전히 공부 중인거지
조니는 일주일에 한번 직업 안내센터에서 일을 해
주로 영어나 컴퓨터사용에 서툰 외국인 이민자나, 노인들, 저소득층 사람들이
일자리를 얻을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지.
이 곳은 교실에만 있던 조니에게 주위 세상에 눈을 돌려보게 한
또하나의 교실인 셈이야
하루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시간은 오후 4시
처음 기타를 손에 쥐던 꼬마시절부터 조니의 꿈은 뮤지션이 되는거야
" 지금까지 수많은 밴드들의 영상을 봐왔는데요. 정말 최고의 삶인거 같아요
자기가 하고싶은 일을하고 그걸로 돈을 번다. 완벽하잖아요 "
" 아이가 학업으로 돌아갈때 쯤이면은 그는 1년 더 성장해 있을테고 그 만큼 더 성숙해지겠죠
아마도 더 성실한 태도로 공부할 수 있을겁니다. 결과적으로 1년동안 조니가 얻는
경험의 가치는 그 아이가 돌아가서 공부를 더 열심히 할수 있을까하는 걱정보다 훨씬
더 큽니다 "
" 1974년에 당시 교육부 장관은 학교생활에서 시험이 너무 큰 비중을 차지하는것과
성적을 올리려고 지나치게 경쟁하는 것에 대해 우려했습니다
그래서 한가지 아이디어를 생각해냈죠. 만약 학생들을 학교와 학업의 쳇바퀴에서
1년정도 풀어줄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특별학년은 아이들의 학업성적에도 아주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성적이 수직향상 했으니까요
하지만 처음부터 그게 목적이었던건 아닙니다
진정한 결과는 아이들이 보다 더 성숙한 개인이 되었다는 겁니다. "
" 4학년 때 우리는 학교에 가는 대신에
3주동안 직업체험을 해요
진짜 삶이 어떤지 느껴보기 위해서죠
우리는 학교에만 있으니깐 바깥세상은 잘 모르잖아요
이 시기는 나의 인생을 선택할 수 있고
세상을 온 몸으로 배울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에요
우리는 아주 공부잘하는 누구, 특별한 재능을 보이는 누군가가 아니더라도
괜찮아요 "
11월 초 조니는 학교에 가는 대신 자동차 정비소로 출퇴근을 했어.
특별학년 기간에는 1주일씩 각각 3번 자신이 선택한 작업장에서 체험을 할수있는
기회가 주어지거든.
그런데 장래 멋진 뮤지션이 되는게 꿈인 조나단은 왜 하필 정비소에 왔을까?
고되고 험한 일을 자처하면서 말이야
고교 졸업후 바로 사회현장으로 뛰어든 이들과의 만남은 혼자 집에서
기타치는것만 좋아하던 조니에게 꽤 의미있는 경험이 었다고해
미래에 꿈꾸는 직업은 아니지만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경험을 해보고자
조니는 평소 오가며 눈여겨보았던 자동차 정비소를 찾았던 거야
조나단의 친구 스티븐은 첫 사회체험으로 호텔을 선택했어
지금은 테이블 셋팅 방법을 배우고 있는 중이야
" 아직 정확히 장래에 무얼할지 정하지못했어요.
하지만 많은 직업체험을 할수있으니 좋아요. 이 일도 저랑 잘 맞아서 고려해보는 중이에요"
그런가하면 처음부터 확고한 목표를 가지고 계획적으로 활용하는 친구들도 있어
어릴적 부터 건축가가 되고싶었던 루퍼트는 3번 모두 건축 관련 일로만 골라서 하고있는중이야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바로 이때 자신의 적성과 진로 그리고 공부할 진짜 이유를
찾았다고해
루퍼트가 다니는 건축모델 사무소의 사장님은
" 아이들을 가르쳐야 할 의무가 사회에도 있다 " 라고 말했어.
성숙한 사회란 바로 이런거야
개인의 개성과 선택을 존중할 줄 아는 교육제도가 한 사회를 바꿔놓은거지.
" 저같은 경우에는 미용실에서도 일해봤었고 트리니티대학교 ( 아일랜드 제일의 명문대학 )
심리학부에서도 일했고 또 로펌에서도 일했어요
그 경험을 바탕으로 저에게 맞는 일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게되었어요 "
" 우리는 한발 물러서서 큰 그림을 봐야합니다.
애들은 아직 어린아이들이고 여전히 성장하고 있어요. 만약 억지로
전문지식을 주입하려 한다면 그 아이들에게 어떤 피해를 줄까요?
아이들은 뛰어 놀 여유가 필요하고 시험을 통과하는데 필요한 교과서 외에도
다른것들을 배울 시간이 필요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특별학년의 최고의 장점은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할
토론 주제가 될 질문을 던진다는 점입니다.
학교 교육의 목적은 과연 무엇인가?
우리는 학교가 어떤 일을 해주기를 바라는가?
아이들이 성장한다는 것에 의미는 과연 어떤 것인가? 하는 것들 말입니다 "
힘들고 지친 아이들을 진심으로 바라본 어른들,
그리고 생각해낸 아이디어.
모두가 실패할거라고 생각했던 이 무모한 발상은
현재 미국과 영국등 많은 선진국들이 부러워하는
가장 획기적인 교육제도가 되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