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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박완서 - 엄마의 말뚝 (1980년대) 공부하기

후쿠시아 2013. 9. 8. 11:37

 

박완서 - 엄마의 말뚝 (1980년대)

 

 


작품의 줄거리)

 5남매의 어머니인 ‘나’는 ‘나만 없어 봘. 집안 꼴이 뭐가 되나?’하는 식의 안주인이다. 이는 집안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불상사들이 하나같이 ‘나’가 집을 비운 사이에 일어났다는 사실에 근거한다.

 그런데 어느 날, 친구 농장에 갔다가 돌아오면서 섬뜩한 예감에 사로잡힌다. 그것은 ‘나’가 여지껏 경험한 섬뜩함 중에서도 최악의 것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 예감은 현실로 나타났다. 친정 어머니가 폭설로 미끄러운 빙판길에서 넘어져 중상을 입었다는 전갈을 받은 것이다.

 병원에 입원한 친정 어머니는 처음에는 완강하게 수술을 거부했다. 장시간의 수술 끝에 병실로 돌아온 어머니는 비정상적인 강단과 근력을 보이다가 정신 착란 증세를 일으킨다. 어머니는 그 착란 증세 속에서, 효성이 지극했던 아들이 실어증에 걸린 데다 유혈이 낭자한 채 비극적으로 죽어간, 한 맺힌 일들을 다시금 되살리고 있었다. 어머니는 누구보다도 곱게 늙으신 외모와는 달리 가슴 속 깊이 원한과 저주를 묻고 살아온 분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오빠의 비극적 생애 때문이다.

 한국 전쟁 전 오빠는 한때 좌익 운동에 가담했다가 전향한 적이 있었다. 그 때문에 오빠는 적 치하의 서울에서 불안하게 살고 있었다. 오빠는 전향이라는 말에서 느껴지는 도덕적 열패감에 괴로워했다. 또한 그는 수도를 포기하고 한강을 건너가 버린 정부에 대한 불신과 원망, 고독 등으로 몸부림 쳤다. 오빠는 이웃의 고발로 끌려갔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인민 궐기 대회에서 제일 먼저 의용군에 지원하였다. 이로 인해 어머니와 나는 혜택을 누렸었다. 그러나 석 달 만에 세상이 바뀌자, 우리 집은 빨갱이 집으로 지목되었고 그리하여 이웃의 극심한 박해가 뒤따랐다. 1ㆍ4후퇴로 인해 오빠는 다시 돌아왔다. 피난이 어렵게 되자, 어머니는 서울에 와서 처음 말뚝 박은 산비탈 달동네로 피난했다. 그러나 은신의 허점이 드러나면서 인민군이 들이닥쳤다. 오빠는 인민군의 출현으로 실어증까지 보였다. 오빠는 정말로 정신적 불구자가 되어 가고 있었다. 오빠는 다시 후퇴하는 인민군 보위 군관에게 총상을 당한 뒤, 실어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유혈을 낭자하게 흘리며 죽었다. 어머니는 오빠의 시신을 화장하여 이북 고향 개풍군 땅이 보이는 바닷가에서 바람에 날려 보냈다.

 

발단

(엄마의 말뚝1)

 자신의 무지함 때문에 남편을 여읜 뒤, 오빠를 교육시키기 위해 ‘나’를 시골에 남겨 둔 채 서울로 떠났던 어머니는 ‘나’를 신여성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에 ‘나’마저 서울로 데려간다.

전개

 ‘나’는 엄마가 강요하는 도시적인 삶에 길들여진다. ‘나’의 가족은 현저동 꼭대기에서 세 들어 살다가 어머니의 억척스러운 노력으로 그보다 더 오르막에 있는 여섯 칸짜리 기와집을 마련하여 이사한다. 어머니는 드디어 서울에 말뚝을 박았다는 생각에 뿌듯해한다.

위기

(엄마의 말뚝2)

 그로부터 40여년 후, 눈길에서 넘어져 다리를 다친 어머니는 수술을 받는다. 어머니는 6ㆍ25때 인민군 군관에게 다리에 총을 맞고 숨진 ‘나’의 오빠에 대한 기억으로 심한 발작을 일으킨다.

절정

 해방 직후 좌익 운동에 몸담았다 전향한 ‘나’의 오빠는 서울이 공산 치하가 되자 의용군에 지원한다. 그 후 의용군에서 탈출해 집으로 돌아왔지만 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은 듯한 오빠는 집에서 숨어 지내다 수상히 여긴 인민군 군관에게 서울이 국군 치하로 넘어가기 직전 죽임을 당한다. 어머니는 오빠처럼 자신 또한 화장하여 오빠와 같이 북녘이 보이는 곳에서 뿌려 줄 것을 부탁한다.

결말

(엄마의 말뚝3)

 어머니는 그로부터 7년을 더 사시다가 돌아가셨는데, 조카는 사회적 체면이나 이목을 고려하더라도 화장은 부당하며, ‘한(恨)풀이’를 위해 화장을 할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나’ 또한 같은 생각이라 결국 어머니를 무덤에 묻는다.

 아직도 투병중인 어머니는 오빠의 화장과 똑같은 방법의 사후 처리를 ‘나’에게 부탁했다.


★ 등장인물

-나: 주인공. 5남매의 어머니. 평범한 가정주부. 전쟁으로 오빠를 잃고 분단의 아픔에 사로잡혀 있음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다가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오빠와 어머니가 있던 서울에 가서 생활한다. 오빠의 죽음은 잊을 수 없는 아픈 기억으로 남지만, 한 남자와 결혼하여 자식을 낳고 일상적으로 살아간다.

-친정 어머니: ‘나’의 어머니. 전쟁으로 아들을 잃은 한을 지닌 인물.

              일찍이 남편을 여의고 자식을 서울로 데려가서 교육시키며 억척스레 살아온 여인이다. 아들에 대한 믿음은 거의 신앙과 같은 수준이었으므로 6ㆍ25 당시 아들이 죽음은 매우 충격적인 사건으로 작용하고 평생의 한이 된다.

-오빠: 준수하고 총명하여 어머니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다. 해방 직후에는 좌익 운동에 몸담았다가 신념과 용기를 가지고 전향한다. 6ㆍ25 때 의용군으로 참전했다가 탈출한 뒤 인민군에게 발각되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


★ 감상의 길잡이

 ‘엄마의 말뚝’은 중편 소설로 1980년부터 발표되기 시작한 일종의 연작(連作) 소설이다. 6ㆍ25로 인해 이산된 한 가족이 겪은 전쟁 당시의 상황과 현대의 서울을 병치시켜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작품 속에는 박완서의 작가 의식이 큰 줄기를 차지하고 분단의 극복 의지가 한 가족의 비극을 통해서 분출되고 있다. 분단의 비극이 아직도 우리의 삶 속에서 꺼지지 않은 불씨로 시퍼렇게 살아 있다는 점을 작가는 한 어머니의 정신 착란의 외피 속에서 끄집어내고 있는 것이다. 화자가 몸소 분단의 희생자로서 자신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절실하게 와 닿게 하고 있다. 그리고 개인과 민족의 관계가 오직 가족사 속에서 깊이 파악됨으로써 추상적이기 쉬운데, 이 작품에서는 분단 문제가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것은 작가의 삶을 바라보는 눈과 그것을 형상화는 능력이 남다른 경지임을 보여 준 것이다.

1979년 「문학 사상」에 발표된 중편 소설로 1981년 제 5회 이상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전 3부작 연작 소설로 되어 있는데 격동의 세월을 이겨 온 엄마의 집념을 주제로 한 자전적인 내용을, 서술자인 ‘나’의 나이와 시대적 관점의 변화에 따라 어머니에 대한 인상을 회고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우리는 전쟁의 참혹성, 이데올로기에 의한 인간성의 파멸 등대부분의 주제와 익히 만나 왔다. 이 작품도 그런 큰 틀에서 벗어나지는 않는다. 그러나 여성 특유의 생활감으로 포착한 한국 전쟁의 폐해는 잔잔하면서도 강한 설득력을 지닌 채 전쟁의 실상에 접근하게 한다.

많은 한국 전쟁 소설이 지나친 이념 대립이 강조되거나, 이 이념 대결의 연장선에서 계속 우울한 삶을 살아가는 다음세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박완서의 작품은 조금 이질적으로 다가온다. 그의 소설에서는 이념 대결의 갈등이 그렇게 첨예하게 부각되어 있지도 않고, 아픔의 책임을 전쟁으로 돌리는 구호적인 외침도 보이지 않는다. 그저 생활 속에서 여전히 배어 있는 그 아픔의 깊숙한 체험을 잔잔히 그려내고 있다.


★ 심화 감상

이 작품은 우리 민족의 역사적 비극인 6ㆍ25 전쟁으로 인한 서글픈 현실을 사회적 배경으로 하여, 한 가족의 고통스런 삶의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다. 이 작품에는 오빠의 죽음과 관련된 비극적인 이야기가 밑바탕에 깔려 있다. 이러한 점에서 오빠의 죽음과 화장은 이 작품의 핵심에 해당한다. 이로 인해 사고로 입원한 나의 어머니의 죽음 뒤의 처리도 오빠와 같은 방식을 취하기로 한다. 이는 어머니의 강력한 유언이기도 하다. 어머니는 이러한 죽음 뒤의 의식을 통해 분단으로 인한 이산가족의 고통을 극복해 보려고 하는 한편, 민족의 아픔인 분단의 문제를 동시에 극복해 보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분단의 비극이 아직도 우리의 삶 속에서 꺼지지 않는 불씨로 살아 있다는 것을 한 어머니의 정신 착란의 외피 속에서 끄집어 내 보여 준다.


★ 내용 구조 (갈등의 전개)

1. 일종의 연작 소설인데, 해방 직후 시골에 살던 엄마와 ‘나’가 서울에 정착하여 살기까지의 과정을 드러냈음


2. 6ㆍ25로 인해 이산된 한 가족이 겪은 전쟁 당시의 상황과 현대의 서울을 병치시켜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작품 속에는 박완서의 작가 의식이 큰 줄기를 차지하는 분단의 극복 의지가 한 가족의 비극을 통해서 드러나고 있음.


★ 작가 소개

1. 1970년 「여성동아」에 장편 <나목>으로 등단했으며, 작품 활동을 통해 다양한 문학적 성취를 보여줌.

2. 그는 우리 사회의 속물주의에 대한 비판에서 분단의 상처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여성 해방의 올바른 방법에 대한 탐구에서 우리 근대사의 실상에 대한 질문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다양한 폭을 지니고 있음.

3. 다채로운 작품 세계, 활달하고 개성적인 문체 - 대중지향성

4. 한국 전쟁과 분단의 상처를 드러냈음 - 비통한 가족사가 바탕이 됨.

5. 우리 사회 가족 구조의 변화 및 중산층의 생활 양식에 대한 비판

6. 여성문제(여성 해방 문제)에 대한 접근 - 대부분 여성들이 겪는 갈등이 중심이 됨

7. 모든 영역에서 시종일관 탁월한 사실주의에 가까운 면모를 견지함.


말뚝의 의미

‘말뚝’은 견고하게 박힌 기둥이란 뜻이다. ‘엄마의 말뚝’이란 어머니의 가슴에 제거될 수 없을 정도로 못 박혀 있는 아들의 죽음에 대한 사무친 한을 말한다. 어머니는 한평생을 그 한으로 버티며 살아온 것이다. 즉 어머니의 삶은 아들이라는 말뚝에 묶인 삶이었던 것이다. (오빠가 생존시의 말뚝은 든든한 오빠의 존재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 작품에서 말뚝은 어머니와 가족들의 서울 입성을 의미하는 동시에 서울에서도 경제적으로 부유한 지역인 ‘문 안’에서 살아가려는 엄마의 삶의 태도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또한 ‘나’가 엄마에게 느끼는 정신적 구속감을 의미하기도 하며 오빠의 비극적 죽음에 초점을 맞추면, 오빠의 죽음을 가슴에 말뚝처럼 박고 살아온 엄마의 한으로 볼 수도 있다. 즉 ‘말뚝’의 의미는 1-3편 모두 다름을 알 수 있다.

 

 

엄마의 삶의 태도

 

가족들 삶의 근거지

‘엄마’의 말뚝‘의

상징적 의미

엄마에 대한 ‘나’의 정신적 구속감

 

오빠의 비극적 죽음으로 인한 ‘한’

 

 


가족들 삶의 터전 : ‘나’의 어머니는 온갖 어려움 끝에 드디어 서울의 현저동에 여섯 칸짜리 기와집을 마련한다. 이후에 이곳은 ‘괴불 마당’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게 되는데, 어머니는 이로써 드디어 서울에 말뚝을 박았다고 흐뭇해하게 된다. 여기서의 말뚝은 아버지 없이도 자식을 잘 교육시키고자 한 굳건한 어머니의 의지를 상징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40여 년이 지나 들른 그곳은 연립 주택이 들어서 있을 뿐이었다. 이때 ‘나’는 이제 어머니의 말뚝을 찾아볼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되지만 어머니의 사후 산소에 간 나는 어머니의 함자인 몸기(己)자, 잘숙(宿)자가 한 개의 말뚝이 되어 꽂힌 것을 바라보게 된다.

‘나’의 정신적 구속감 : ‘나’는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가 세운 기준(어머니의 삶의 틀)에 매여 살게 된다. 신여성이라는 기준과 터무니없이 높은 이상 등은 나에게 정신적 구속이 되어 왔다. 이는 현재의 평범한 5남매의 어머니가 된 ‘나’에게 그 간극에서 오는 갈등, 즉 점잖은 근거와 속된 허영과의 모순, 영원한 문 밖 의식 등은 ‘나’에게 정신적 구속감을 느끼게 하는 말뚝이 된다.

아들의 비극적 죽음으로 인한 ‘한(恨)’ : 6ㆍ25로 인해 좌익 또는 우익의 도피자가 되어 비극적으로 죽은 아들에 대한 사무친 한과 애통함이 어머니의 말뚝이 되고 있다. 이러한 아들의 죽음은 어머니만의 고통이 아닌 분단 상황이 가져온 우리 민족 모두의 비극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 <엄마의 말뚝>에 나타난 ‘나’와 ‘엄마’의 관계

 

엄마가 어린 ‘나’를 대하는

태도

 엄마는 높은 이상과 처한 현실 속에서 갈등을 일으키며 ‘나’를 통해 이를 보상받으려 하고 있다.

어린 ‘나’가 엄마를 대하는

태도

 어머니가 갖고 있는 이상과 가족이 처한 현실 사이의 괴리를 냉소적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때로는 철저히 자신 안의 삶의 틀 속에 갇힌 어머니에 대해 연민의 감정을 갖기도 한다.

어머니가 성장한 ‘나’를

 대하는 태도

 어머니는 ‘나’를 자신의 임종과 유언을 지켜 줄 만한 유일한 존재로 믿고 있으면서도, ‘나’에 대해 끝까지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한다.

성장한 ‘나’가 과거의 엄마를 회고하는 태도

 ‘나’는 엄마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한 여성이 살아온 시대 상황 속에서 말뚝(삶의 틀)에 매인 엄마에 대해 연민의 정을 갖고 있다.

‘나’와 엄마의 관계

 ‘나’는 엄마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갖고 있지만, ‘나’ 역시 어머니의 삶의 틀(말뚝)에 묶여 살아가는 존재이다.


★ 유언의 의미

어머니는 오빠에게 그랬던 것처럼 죽으면 자신의 몸을 화장하여 고향 쪽을 향해 뿌려 줄 것을 ‘나’에게 미리 유언으로 남긴다. 이에 대해 ‘나’는 어머니의 이러한 유언이 분단이라는 괴물을 처치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생각하기에 이른다. 따라서 어머니의 화장 유언은 개인의 비극을 떠나 민족의 아픔을 극복할 수 있는 의지와 소망이 담긴 행위로 볼 수 있다. 즉 분단 극복의 개인적인 몸부림이라고 할 수 있다.


★ <엄마의 말뚝1>의 자전적 소설의 성격

<엄마의 말뚝1>은 작가의 어린 시절 도시 경험이나 학교의 경험을 통해 한국 사회의 식민지적 근대화의 한 모습을 보여 준다. 즉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는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시종일관 여러 가지 일화를 조율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강렬한 하나의 이미지로 작품의 의미를 모아 낸다. 실제로 박완서의 고향은 경기도 개풍군 청교면 박적골이었으며, ‘현저동(지금의 무악골)’이라든가 ‘괴불 마당집’ 역시 작가의 실제 경험에 기초한 것이다. 그리고 명민하고 헌칠하여 작가에게 어릴 적 영웅이었던 오빠의 죽음 또한 경험적인 것으로 <나목>,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등에도 줄기차게 동일한 모티프로 등장한다.


★ 어머니가 ‘화장(火葬)’을 원하는 이유

다리 수술을 받은 후 ‘나’에게 자신이 세상을 떠나면 화장해 줄 것을 부탁한 어머니의 유언은 남과 북이 이념적 대립과 6ㆍ25라는 동족 상잔의 비극으로 인해 심한 고통을 당하다가 결국 인민군 군관에 의해 죽임을 당한 아들의 유골이 분단에 의해 이북의 고향에 묻히지 못하고, 화장하여 고향이 보이는 곳에서 뿌린 데 기인한다. 이는 어머니가 ‘분단’이라는 시대적 비극에 희생된 아들에 대한 처참한 경험을 끝내 잊지 못하고, 죽어서나마 자신에게 커다란 말뚝 같은 존재였던 아들에게 가까이 가고 싶어 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즉 어머니는 분단의 원한을 도전적으로 극복하려는 태도를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 시대의 흐름에 따른 연작 소설, <엄마의 말뚝>

이 작품은 1980년부터 발표되기 시작한 세 편의 연작 소설이다. 각 편마다 동일한 인물이 등장하며 유사한 성격의 사건이 일관된 흐름을 형성하면서 전개되고 있다. 해방 이전부터 6ㆍ25 전쟁을 거쳐 현재에 이르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엄마와 ‘나’의 관계를 중심으로 서술되고 있다.

각 작품은 독립된 완결성을 가지고 있으며, 각 작품이 모두 작가의 작품 세계의 본질을 보여 주고 있다. 중심인물인 엄마를 통해 작가는 한 개인의 일생이 정치사, 민족사의 차원으로까지 복잡하게 얽혀서 전개됨을 생생한 묘사를 통해 보여 준다. 한국 현대사의 비극 속에서 한 개인의 삶이 얼마나 복합적으로 뒤엉키며 전개되었는가에 대하여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작품이다.


★ 어머니의 성격

어머니는 사고로 병원에 입원하고 있는 심각한 환자이다. 그런데 어머니는 갑자기 성한 사람처럼 깨어나 자신이 죽으면 오빠처럼 화장을 해 달라고 딸에게 당부한다. 어머니는 오빠의 죽음을 잊지 못하고 아울러 뚜렷한 소신을 지니고 있는 인물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어머니는 오빠의 비극적인 죽음을 가슴에 묻고 있는 한 많은 인물이기도 하다.


★ <엄마의 말뚝>의 문학사적 의의

이 작품은 6ㆍ25전쟁이라는 역사적 아픔을 현실 속에서 망각해 가는 사실에 대한 비판적 인식이 담겨 있다. 또한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생활감 넘치는 감각을 바탕에 깔면서 전쟁 문제에 개성적으로 접근하여 감동을 주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TIP. 분단에 대한 작가의 태도

작가는 분단에 대한 인식의 폭이 좁고 민족 전체의 비극을 개인적으로 처리하고 있다. 즉 이 소설을 비판한다면 분단이라는 현실을 개인적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미시적). 거시적ㆍ민족적 차원에서 분단의 현실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이 소설의 한계이다.


★ 핵심 정리

-갈래: 중편소설 / -배경: 해방 직후의 서대문 밖 현저동

-성격: 연작소설 / -시점: 1인칭 주인공 시점

-표현: 서술자인 ‘나’가 격동의 시기를 이겨 온 엄마의 집념을 회고적으로 서술함

-제재: 해방 직후 시골에 살던 엄마와 ‘나’가 서울에 정착하여 살기까지의 과정

-주제: 격동의 세월을 이겨 온 엄마의 집념(6ㆍ25 전쟁의 비극과 분단 고통의 극복 의지)


★ 연습 문제

1. 이 글의 제목인 ‘엄마의 말뚝’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 보자.

‘엄마의 말뚝’은 오빠의 비극적 죽음으로 인한 한으로 볼 수 있다. 결국 엄마는 오빠의 죽음을 가슴에 말뚝처럼 박고 살아온 것이다.


2. ‘분단 문학’이란 남과 북으로 갈라진 분단 상황에 대한 역사적인 인식을 바탕으로 창작된 작품을 말한다. 대표적인 소설 작품을 찾아보자.

김원일 <어둠의 혼> / 윤흥길 <장마> / 임철우 <아버지의 땅> / 박완서 <그 해 겨울은 따뜻했네>


3. 윤흥길의 <장마>와 박완서의 <엄마의 말뚝>의 주제를 비교해 보자.

⇒ <장마> : 6ㆍ25 전쟁의 비극을 인간의 심층 무의식(샤머니즘)을 통해 형상화하고 있다.

<엄마의 말뚝> : 6ㆍ25 전쟁으로 인한 분단과 그로 인한 이산가족이 겪는 고통을 1980년대의 시대 상황과 결부시켜 형상화하고 있다.

 

 

출처 : 꿈꾸는 정원에서
글쓴이 : 희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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