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여성 중 7%,자궁내막증
자궁의 내벽을 감싸는 점막이자, 수정된 배아가 착상하는 부위가 바로 자궁내막이다. 그런데 이 자궁내막이 원래 위치가 아닌 자궁근육층이나 난소, 나팔관, 복강 등 다른 위치에 침투하여 자라면서 종괴를 형성하거나 주변조직이나 장기와의 유착을 형성하는 질환을 '자궁내막증'이라고 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생리통이 점점 심해지거나, 밑이 빠지는 것 같은 극심한 성교통, 배가 아닌 허리쪽 요통, 변비 등이 있다. 자궁내막증의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밝혀진바 없지만, 가장 흔한 원인으로는 생리혈의 역류 때문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생리 기간중에는 생리혈이 나팔관을 통해 복강 안으로 역류하기도 한다.그런데 역류된 생리혈 속 자궁내막세포에 변화가 생겨 세포 증식능력이 증가되면서 난소나 나팔관 등에 착상해 세포가 증식하면 여기서도 출혈과 통증을 일으키게 된다.
◇자궁내막증이면 불임?
자궁내막증이 있다고 해서 임신이나 출산을 못하는 건 아니지만, 임신 능력을 떨어뜨린다. 서울라헬여성의원 김재원 원장은 “자궁내막증은 골반내 유착이 생겨서 난소에서 나팔관으로 난자 이동을 방해하거나, 복강내액에 난자 포획 방해인자가 생겨서 난자의 벽세포와 나팔관 사이의 상호작용을 방해하기도 한다”며 “또한 착상에 필요한 효소들이 감소해 착상이 방해되고, 임신에 필요한 탈락막 형성이 저해되어 난임을 초래하게 된다”고 말했다. 생명에 지장을 주는 질환은 아니지만, 임신에는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게 바로 자궁내막증이다. 발병의 빈도도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며, 자궁내막 폴립이 같이 발견되는 경우도 많다. 한 연구에 의하면 자궁내막증과 자궁 폴립이 공존하는 경우는 30% 정도라고 보고되고 있다.
김재원 원장은 “자궁근육층에 생기는 자궁내막증이종괴를 형성하면 ‘자궁선근종’이 되는데, 자궁선근종이 난임의 원인일 경우에는 그 어떤 경우보다 치료 결정을 빨리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경우라면 6개월 정도 자연 임신을 시도해보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자궁내막증이 발견된 난임 여성의 경우에는 수술을 한 후 임신을 기대해 보거나, 바로 시험관아기 시술을 받도록 권한다.
김재원 원장은 “수술을 먼저 권하는 경우는 동반된 다른 불임 요소(난소 기능, 남편의 정자, 나팔관 기능 등)가 없고, 1~2년 정도 자연임신을 기다려 볼 수 있는 여유가 되는 부부에서 골반통증(생리통, 성교통 등)이 심한 경우에 권한다”며 “나이나 제반 조건에 따라 수술 후 자연임신을 바로 시도하거나 인공수정을 하는데, 통증이 심할 경우는 약물 치료를 3개월 정도 병행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조건이 아니면 시험관아기를 우선 권한다”고 덧붙였다. 임신율만 놓고 보면 시험관아기 시술의 성적이 우수하고, 통증은 별로 없지만 낭종이 너무 큰 경우에는 수술을 먼저 시행한 후 시험관 아기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자궁내막증은유전적인 성향이나 환경호르몬 등이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되고 있는 만큼, 일상생활에서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분비계 교란 물질인 환경 호르몬을 피하는 것이다. 뿌리는 살충제나 플라스틱 제품, 랩에 싸서 전자레인지에 음식 조리하기 등이 해당된다. 손을 잘 씻고, 유기농이 아닌 과일이나 채소는 완벽하게 씻은후 섭취하고, 땀흘려 운동하여 독소를 배출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