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부모님께 드리는 시
-도 종 환-
동구 밖 고목나무 한가운데
커다랗게 뚫려 있는 구멍을 보다가
어머니 생각을 한다.
나도 어머니 가슴에 저렇게 커다란 구멍을
뚫어 놓은 건 아닐까.
가슴에 구멍을 뚫어 놓고는
모른 척하고 돌아선 뒤
잊어버린 건 아닐까.
아니,
어머니의 삶을 싹둑 베어버리진 않았을까.
그런 것 같다.
내가 그런 것 같다.
고목처럼 늙으신 어머니
가슴에 휑한 바람이
들락거리도록
만든 게 나인 것 같다.
'글모음 > 아름다운 글 '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창욱 <나를 변화 시키는 좋은 습관> (0) | 2013.04.29 |
---|---|
[스크랩] 누운 풀처럼 자기를 낮추어라 (0) | 2013.04.27 |
R.이안 시모어의《멘토》중에서 (0) | 2013.04.15 |
[스크랩] 다섯 손가락의 기도 (0) | 2013.04.13 |
[스크랩] 성철스님 법어록 (0) | 2013.04.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