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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번역의 탄생`을 읽고...

후쿠시아 2013. 5. 14. 15:04


'번역의 탄생'을 읽고...
이 책은 실용서적입니다. 감동이나 깨달음을 목적으로 하지 않은 일종의 '기술'서적입니다. 어떻게 하면 출발어(원어)를 가장 적절한 도착어(번역어)로 옮길 수 있을까에 관한 스킬을 전해주는 책입니다. 하지만 우리 한글에 있어 번역이란 단순한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식민의 역사가 있고 사대주의가 배어있는 복잡한 문제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읽으며 곳곳에서 무릎을 쳤습니다.

지은이는 1장을 들이밀까(직역), 길들일까(의역)란 주제로 시작합니다. 작가는 우리나라 번역계는 지금까지 철저한 '들이밀기'였다 말합니다. 즉, 독자들의 가독성 보단 원문에 충실한 번역이었다는 것이지요. 그것은 서양문화에 대한 열등감과 영어에 대한 경외감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저자는 번역은 외국어를 옮기는 것이 아니라 한국어를 바로 세우는 것이라 말합니다. 그러러면 무엇보다 우리말의 개성을 잘 알아야 한다 강조합니다. 이 책은 명사보다 동사를 좋아하고, 대명사를 꺼리고, 주어도 자주 빼먹고, 수동태와 사역형에 낯설어하며, 부사 하나에 생글거리며, '的'으로 망가지는 우리말의 결을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번역의 스킬로는 접두.접미어를 활용하는 법, 변화무쌍한 우리말의 어미를 다루는 법, 문장의 군살을 빼는 법 등을 잘 소개해 줍니다. 더불어 좋은 번역을 위한 한국어 어휘실력의 중요성, 독자를 위한 부연의 필요성, 생생한 느낌의 토박이말 즐겨쓰기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이희재 씨가 20년간 영어저작을 우리말로 옮기며 쌓은 번역이론서입니다만 훗날 中文번역을 기초로한 '번역의 탄생'은 제가 써 보고 싶습니다. 리얼리스트가 되어야겠지만 높은 꿈 하난 지녀도 되지 않겠습니까요?
출처 : 방송대대학원 실용중국어학과
글쓴이 : 임도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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