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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꽃/김춘수

후쿠시아 2012. 12. 21. 11:07
[김춘수]
국혜숙 2392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출처 : 꿈꾸는 목인
글쓴이 : 오월의 장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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